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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은 유죄인가? - 최진녕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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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11-20 09:33 조회 5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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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은 유죄인가?

최진녕 변호사(변협대변인) : http://legalinsight.co.kr/choijin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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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6년째를 맞는 국민참여재판이 법조계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핫 이슈다.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정치인에 대한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주진우 기자와 안도현 시인 등이 잇달아 참여재판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평결을 받으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일각에서는 ‘감성재판’이나 ‘인민재판’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배심원단이 내린 평결의 신뢰성과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과연 국민참여재판은 유죄인가? 쟁점은 두 가지. 참여재판의 대상에서 선거법 위반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제외해야 할지, 그리고 배심원단의 평결을 판사가 번복하고 달리 판결할 수 있는지 여부다.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인다는 취지에서 국회는 2008년부터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도입했다. 그 근거법이 바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다. 종래 중대범죄만을 대상으로 하다가 참여재판 확대 실시 방안에 따라 이 법은 선거법 사건을 포함한 형사합의사건, 즉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대부분을 참여재판의 대상으로 확대했다(법 제5조).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선거법 위반사건이나 법리적으로 복잡한 명예훼손사건 등을 아예 입법적으로 참여재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다. 선거사건 등도 마땅히 참여재판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오히려 정치적 사건일수록 소수의 법전문가가 아니라 다수의 일반 국민들이 참여해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참여재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명예훼손이나 선거법 위반 사건 등은 법리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법률전문가도 유무죄를 속단하기 어렵고, 지역주의적 색채가 강한 우리 정치 상황에서 배심원의 정치적 성향이나 개인적 배경이 정치적 형사사건의 유무죄나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논거를 든다. 결론적으로 참여재판 대상에서 선거법 사건 등을 입법적으로 일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대상범죄를 확대해 가는 경향에 반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참여재판 받을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고 현재의 국민참여재판 운영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재판에 넘겨진 공소사실이 형벌 규정과 판례에 비추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전국 어느 법원에서 재판을 하건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건이 참여재판에 참가한 배심원단의 심정적 상태와 법원의 소재지 따라 유·무죄 결론을 달리한다면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고도로 정치적이거나 법리가 복잡한 사건의 경우 담당재판부는 신중한 판단을 거쳐 국민참여재판법에 정한 참여재판 배제결정이나 통상절차 회부결정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참여재판 신청이 있을 경우 그 사건에 관한 정치적 함의와 사회적 파장, 법리적 판단의 난이도, 치열한 사실적·법리적 공방에 따른 예상 심리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배제결정의 필요성과 피고인의 참여재판 받을 권리를 비교 형량 해야 한다. 그 결과 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은 과감하게 참여재판 배제결정 또는 통상절차 회부 결정을 통해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가 직접 재판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 근본적으로 관계법이나 규칙을 개정하여 현재 재판부의 재량에 맡겨둔 배제결정 및 통상절차 회부 결정 기준을 좀 더 구체화하는 식의 입법적 개선도 필요하다. 또 하나의 쟁점은 배심원단의 평결에 대해 재판부가 이를 번복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평결과 달리 판결할 수 있다. 배심원단의 평결이 법원을 기속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법 제46조 제5항). 실제로 2008년부터 지난 9월까지 배심원의 평결을 재판부가 뒤집은 경우는 전체 국민참여재판 1091건 중 82건(7.5%)이었다. 82건 가운데는 배심원이 무죄로 결정한 것을 재판부가 유죄로 바꾼 것이 대다수(76건)였다. 배심원 평결의 기속력이 인정되는 영미법에서도 드문 예이기는 하나 변론 절차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거나 평결 결과에 `명백한 오류(clearly wrong)가 있을 때 판사는 평결 결과와 다른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이른바 평결불복판결, JNOV(Judgement notwithstanding the verdict)제도이다. 배심원단의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결정을 회피하기 위한 보조장치인 셈이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배심원의 평결을 뒤집는 평결불복판결 요청을 한 것이 그 예이다. 그러나 미국 형사소송 절차에서 법원이 평결불복판결을 하더라도 배심원단의 ‘무죄평결’을 뒤집어 ‘유죄판결’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미국 수정헌법 제6조에서 정한 배심원에 의한 신속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나라에는 배심원 평결의 기속력이 인정되지 않지만, 일단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 결과 배심원단이 평결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법원은 그 결정에 사실상 기속된 판결을 하는 것이 참여재판 도입 취지에 부합한다. 특히 배심원단이 전원일치로 무죄평결을 한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다만, 배심원단의 평결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는 법원은 법률과 직업법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평결불복판결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참여재판도 살리고 사법부도 사는 길이다. 사법절차에서의 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장기적으로 헌법에 배심재판 받을 권리를 넣는 방안도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사법참여위원회가 내놓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의 몇몇 정치적 형사사건 결과 때문에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은 정쟁을 넘어 우리 사회의 분쟁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줄 견실하고 중립적인 사법 제도를 만들 의무가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조인들도 참여재판에 보다 많은 관심과 함께 사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가는데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은 무죄다. ◊ 이 글은 2013년 11월 28일자 법률신문 13면 <법조광장>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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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legalinsight.tistory.com/1301 [리걸인사이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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